알리 짭의 진화 = 자체 브랜드 성장

불과 몇년전만해도 알리에서는 대놓고 짭을 많이 팔았다. 명품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해서 아는 브랜드가 몇 개 없지만, 대표적으로 짭을 팔았던 물건 중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몽블랑 카드지갑, 태그호이어 안경테, 린드버그 안경테 같은 것들은 직접적으로 브랜드를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famous brand라고 해 놓고는 사진에서는 대놓고 해당 브랜드 로고가 박혀있는 것이 올라오기도 했다.

 

하지만 이건 국제적으로도 문제가 될 소지가 충분하니까 이제는 게릴라 식으로 팔았다가 사라지는 방식을 사용한다고 한다. 이마저도 거의 안하는 것 같기는 하다.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famous brand라는 검색어로는 검색되는 것도 거의 없다. 

 

대신 알리 셀러들의 자체 브랜드 런칭이 강화되었다. 그래서 자전거 전문 의류, 장비, 고글, 장갑, 펌프 등을 만들어 판매하는 브랜드, 안경테를 전문적으로 만드는 브랜드 등이 많이 생겼다. 이들의 근원도 따지고 깊게 파 들어가면 사실 고급 브랜드를 모방한 카피품들이 많다. 하지만 대놓고 베끼는 수준은 조금 벗어났다.

 

무엇보다 가격대비 성능은 참 좋다. 이제 자신의 브랜드이기 때문에 대놓고 저품질의 물건은 만들지 않는다. 대신 가격은 조금 올라간 느낌이 든다. 이런 브랜드들이 자리를 잡기 전보다 전체적인 가격은 올라간 것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우 내수 시장만 놓고 판매를 해도 우리나라의 20배 가까이 되는 시장이다. 우리나라에서 매출 1억 정도 판매되는 제품이라면 중국은 비슷한 인기 수준만 되어도 20억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런 시장의 규모로 인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내기 더 수월한 구조가 되었고,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판매하는 알리를 가동하는 것이다.

 

알리의 자체 브랜드 성장은 언제나 긍정적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회사들간의 경쟁은 바람직하게 볼 수 있는 결과를 내기 때문이다. 둘이 경쟁하다가 담합을 해 버리면 최악의 경우지만, 정당한 경쟁은 결국 가격경쟁으로 이어지거나 아니면 더 좋은 기능의 경쟁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자리잡은 알리의 브랜드들은 생활 곳곳에 침투해 오고 있다. 이런 가능성을 염두에 둔 국내 셀러들이 알리의 유명한 브랜드를 직접 들여오는데 열심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자전거 전문 브랜드 중 하나인 Rockbros 같은 경우, 국내 총판까지는 아니어도 제대로 된 수입업자는 알리에서의 가격보다도 저렴하게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내가 이 블로그에 국내 가격을 꼭 검색하라고 써 봤던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알리가 더 싼거는 아니다.

 

알리익스프레스 구매시 주의 사항 - 국내 가격도 꼭 검색

 

이렇게 성장하는 알리 덕분에 오늘 날 우리는 합리적인 가격의 좋은 성능의 제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해외로 국부가 유출된다고도 생각할 수 있지만, 중국 직구가 많아진들 국내 경제 규모에 비하면 아직 그저 미미한 수준일 뿐일거다.

 

소비자는 합리적으로 소비를 하게 되어 있다. 지갑 사정이 정말 충분하다면 모를까, 합리적인 가격을 갖춘 물건은 많은 소비자들이 찾기 마련이다. 알리 셀러들도 최소한 그 정도는 다 안다. 저품질의 저가로는 성공하지 못하는 것을 그들도 알기 때문이다.

 

알리에서 고유의 브랜드로 커가는 업체들의 선전을 기원한다. 그들이 더 열심히 할수록 우리가 더 좋은 제품을 살 수 있는 기회 또한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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